마이 게임픽

포르자 호라이즌 5 (Forza Horizon 5)

털케이크 2021. 11. 20. 18:59

 

사람은 아슬아슬한 상황에서 극도로 긴장한다. 만약 사고없이 넘겨낸다면 긴장이 풀리는 안도감과 해냈다는 성취감, 스릴을 느낀다.

그걸 차와 스피드를 이용해 재현해낸 것이 바로 레이싱. 맨몸으론 죽는게 당연한 속도 속에서 실수없이 완주 혹은 1등이라는 목표가 주어진다. 안전이 보장되고 아무런 조작이 불가능한 롤러코스터도 그렇게 재미있는데, 직접 운전해서 완벽하게 코스를 돈다면 얼마나 짜릿할까? 그 염원들이 모이고 모여 지금의 모터스포츠 산업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당연 모터스포츠는 직접 도전하기엔 자금 문제나 레이서 면허 등 진입장벽 문제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런 절차 없이 당장 접해볼 수 있는 게임 속 레이싱도 리얼하면 어렵긴 매한가지고.

초딩 때 그래픽에 혹해서 샀던 그란투리스모는 답답하기만 했고 도무지 익숙해질 수가 없던 게임이었다. 코너를 돌려고 하면 끼이익 빙글빙글 미끄러지면서 AI들한테 추월당할 뿐,

해본 운전겜이라곤 카트라이더나 직진만 있는 번아웃인 내겐 그립주행을 한다는 게 머리로도 손으로도 도저히 와닿지 않았나보다.







그런 심레이싱 게임들 대부분 드라이빙 스쿨 모드로 차근차근 배울 수 있게끔 돼있긴 한데... 뉴비에겐 배보다 배꼽이 큰 격이라 여기서 꼬접하는 사람이 많지 않나 싶음.







하지만 포르자 호라이즌은 심레이싱임에도 그런 형식적인 튜토리얼이 거의 없다.















레이싱 게임이긴 하지만 레이싱만이 아닌 각종 드라이빙의 맛을 표방하는 게임이기 때문에 배우는 과정과 동기가 전혀 다르달까.

그저 질주하기만 해도 기분좋은 오픈월드와 다양한 컨텐츠들, 거기에 리얼한 주행감이 더해져 기존 레이싱겜과 다른 각별한 재미를 만든다. 특히 영화같은 연출의 인트로와 초반 원정 이벤트들은 가슴이 벅차오를 정도라 그란에서 한번 포기했던 나에게도 심레이싱을 다시 붙잡게 만들 계기를 줬다.

물론 스토리 중후반부턴 레이싱 비중이 크게 늘긴 하는데 여기서 난이도를 급격하게 낮춰주면서 또 레이싱은 배워지게끔 기막힌 장치가 있다.







 

바로 되돌리기 기능.

아케이드 레이싱 역시 몇초 손해가 치명적이고 통제가 어려운 심레이싱의 입문이 특히 어려워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포르자에선 실수 직전 상황으로 몇번이고 되돌아갈 수 있고, 덕분에 게임 몰입은 유지되면서 테크닉도 자연스레 숙달돼간다. 2짤처럼 AI의 진로를 미리 막는 등 꼼수도 있음.







또 하나의 진입장벽인 차체의 튜닝 역시 타 유저가 올려둔 라이브러리가 있기 때문에 손쉽게 해결된다.

주행 목적에 알맞은 성능인지 파라미터가 대략적으로 나타나고 세부적인 부분 역시 인기 세팅이 먼저 노출돼서 신경 쓸 필요가 없다.







 

뽕차오르는 원정 이벤트가 딱 뉴비 입문용 분량이었던 것, 그리고 적합 차량이나 공략을 모르면 지나치게 어려운 도전이 몇 있다는건 아쉬운 부분. 도전 분량을 좀 줄이고 원정을 더 넣어줬으면 어땠나 싶다.

또 캠페인에서 배워나가도 온라인에선 조금도 줄지 않는 썩은물과의 격차 역시 어쩔 수 없는 듯.







스토리를 다 밀고나서 기다리고 있는 시즌 페스티벌. 기간별로 레어 자동차나 아이템을 보상으로 주는 숙제같은건데, 싱글 컨텐츠는 못해도 반복하면 깰 수 있고 온라인 도전은 고인물 버스가 많은 협동 위주라 엔드 컨텐츠마저 뉴비 친화적이다. 급커브에선 여전히 곧잘 박는 내가 페스티벌 때문에 게임을 계속 붙잡고 있을 정도.

나처럼 혹해서 해본 그란투리스모에 좌절한 적이 없다면 지금 다시 도전해보는 건 어떨까?

그때 기대했던 모터스포츠의 로망이 포르자 호라이즌5에서 기다리고있다.

 

ps.엑박패드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