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8 라크리모사 오브 다나
BGM: https://youtu.be/HvBla5NUlvk
비타와 플포로 출시된 이스 시리즈, 라크리모사 오브 다나.
영미권 발번역, 페미원화가, 플4 게임인데 플3겜들보다 못한 그래픽과 최적화 등 안 좋은 이야기도 있는 게임이지만 기존의 작품성을 잘 유지했을 뿐만 아니라 차세대로 넘어오면서 개선되거나 추가된 시스템 역시 신선하여 게임 자체만으로는 상당한 고평가를 받았다.
이스6 때도 그렇고 세대교체 때마다 매번 훌륭한 근본 유지 + 환골탈태를 해오고 있는 듯.
이전 몇몇 시리즈와 비슷하게 고립된 섬에 표류하는 것으로 스타트를 끊는다.
차이점이라면 현지인이 없는 무인도라, 침대가 아닌 해안가에서 홀로 정신을 차리는 것으로 모험이 시작된다.
그리고 섬을 탐색하여 뿔뿔이 흩어진 이십여 명의 생존자 구출과 탈출을 모색하면서 섬의 비밀에 접근하게 되는 것이 스토리의 중심이다.
짤처럼 탐색을 진행해나갈 때마다 거점인 표류촌을 남쪽 끝에 두고 북부로 지도가 점점 넓어지는 식.
어느 정도 개척된 지역을 돌아다녔던 것과 달리 무대가 미스터리한 무인도인데다가
기존 고정 쿼터뷰에서 자유 카메라 시점으로 바뀐 덕에 이전 시리즈들보다 자극적인 모험심을 느낄 수 있다.
이스7 때 도입된 3인 파티시스템이 그대로 유지되어 참격, 타격, 찌르기 등 적의 약점속성에 따라 캐릭터를 교체해가며 싸워야 한다.
이외 두명의 캐릭터는 AI로 행동하는데 길에 막혀서 못온다거나 지혼자 죽는 일은 없으니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또 상황에 따라 이동 중에 동료들끼리 실시간으로 대화를 나눈다거나 이벤트마다 서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놓는 등
호불호가 갈릴 수 있으나 7 이전으론 고독했던 아돌의 모험에 비해 그럭저럭 신선한 현장감이 느껴진다.
전투에 있어선 쿼터뷰 고정 시점에서 벗어난 탓인지 구 시리즈 특징인 점프와 탄막회피 등 무빙 위주의 보스공략보단
짤처럼 타이밍에 맞춰 플래시 가드, 플래시 무브만 계속 성공시키는 식으로 단순화된 것이 아쉽게 느껴진다.
물론 이런 방식의 전투도 난이도를 높이면 나름 깊이가 있고 경쾌한 연출과 짜릿한 손맛이 있어 싫진 않다.
모델링이 발전한 만큼 여러 이벤트에서 컷신을 볼 수 있는데 중요한 컷신을 빼면 모션 복붙으로 엉성하게 채워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하다 보면 몰입을 방해할 정도는 아닌데 팔콤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배경음악이 이를 커버해주기 때문.
그만큼 BGM이 쩔게 좋다.
이스 특유의 벙어리 주인공을 통한 일체감 있는 스토리 몰입력도 빼놓을 수 없는데
8에서는 여러 순간마다 대사 선택지가 주어져 좀 더 능동적으로 서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다.
스토리의 분기점이 바뀌는 것은 아니나 대사마다 인물들이 다른 반응을 보이므로 나름 소소한 재미와 몰입감을 준다.
스토리에 대해서는 긴 분량에 비해 충분히 짜임새 있다고 생각한다.
십덕겜 특유의 중2병 같은 장면이 없는 것은 아니나 나름대로 이스의 근본적인 분위기는 잘 유지하면서도
전작들과 앞뒤로 이어지는 세계관의 해설도 팬이라면 반갑게끔, 처음 즐기는 자라면 궁금하게끔 적절한 선을 그어 잘 표현했다고 본다.
저퀄리티의 그래픽과 엉성한 모션의 컷신을 제외하면 정말 만족스럽게 즐긴 게임 같다.
스피디하면서도 깊이 있는 전투와 알찬 볼륨의 어드벤쳐 게임을 좋아한다면 이스8을 꼭 해볼 것을 추천한다.
간혹 스팀세일로 저렴한 가격에 구매가능하고, 얼마 전 플4판 베이스의 비공식 한글패치도 나왔으니
기회가 되면 한번 차세대 이스 시리즈를 찍먹해보는 것은 어떨까.
참고로 PC판 키마 조작감이 영 꽝이므로 꼭 패드로 즐기길 바람.
옛날에 쓴 이스6 리뷰글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aoegame&no=123119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