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 다굴.get
나는 혼자. 상대는 둘.
2:1 싸움은 불공평한 패널티다.
다수 쪽 상황에 감정이입하면 강한 적을 협공해 쓰러뜨리는 것에 카타르시스를 느낄지도 모르나 당하는 입장에서 보면 억울한걸 넘어서 자기 편이 없는 상황에 고독하고 우울한 기분까지 들 것 같다.
다굴은 일반적으로 공정하지 않다.
스포츠나 PvP게임이라면 특히.
하지만 혼자서 두 캐릭터를 동시 컨트롤 중이라면?
그것도 정말로 두명이 각자 조작해 다굴치는 것처럼 착각이 들 정도로...
격투 게임같으면 한명을 움직이는데에도 온 집중을 쏟아야 하는데
두개를 쉬지않고 조작해 자연스러운 다굴을 연출해내는건 상당한 기량을 요한다.
상식적으로 봤을 땐 승부라기보단 쇼에 가깝달까.
그런 2인 조작을 컨셉으로 한 격겜 캐릭터가 있다.
바로 블레이블루의 칼 클로버.
드라이브 버튼을 누르고 있을 때는 칼이 아닌 인형 나르바나가 조작된다.
그야말로 한사람의 컨트롤로 이루어지는 다굴.
안그래도 조작이 어려운 게임인데 칼은 그 중에서도 숙련이 힘든 셀렉트에 속한다.
물론 블레이블루에만 이런 캐릭터가 있는 것은 아니다.
로봇을 소환해 원격으로 조작하는 액세서리 트랜스 가디언.
블레이드, 태클, 슈팅 등 로봇을 원하는 모드로 소환하고 조준버튼을 두번 누르면 로봇이 동작한다.
일정시간이 지나거나 사용자가 3회 공격당하면 복귀한다.
이 조준 커맨드는 자신이 다운되거나 경직에 걸렸을 때도 쓸 수 있다.
어느상황에서나 조준 두번을 누르면 로봇이 상대를 향해 자동으로 공격한다.
대쉬 중 브레이크 모션에 커맨드를 입력해서 소환할 수도 있다.
제대로 파고들면 여러모로 손이 바쁜 액세서리.
칼 클로버의 컨셉을 그대로 베낀듯한 액세서리 마키나 네트
조준 버튼을 누르고 있으면 인형을 조작할 수 있다.
트랜스 가디언처럼 자동으로 공격 방향이 조준 되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인형 조작 중에는 무방비 상태다.
캐릭터와 인형의 조작을 교대해가며 싸워야하는데, 역시나 복잡하다.
어려운 탓인지 난 이 액세서리 쓰는 사람을 본 적조차 없다...
수령을 소환해 협공하는 액세서리 비스트 스피릿
필살기로 수령을 소환하거나 해제할 수 있고, 수령은 플레이어의 기술을 그대로 따라한다.
복잡한 마키나네트와 달리 조작이 모두 자동인 수준이라 매우 쉽다.
좁은 곳에선 그냥 말이 필요없이 쎄다...
굳이 수령소환 안해도 기본 무술 기술만으로도 준수한 성능.
사실 이 악세는 넣을까 말까 고민했다.
최근 놀란감독의 테넷이라는 영화를 감상했는데, 나홀로 협공의 갑은 과거, 미래의 자기자신과 하는 게 아닐까.
테넷의 인버전은 정해진 각본 속에서나 가능하기 때문에 게임으로는 구현하긴 힘들 것 같으나, 간단히 과거의 행동을 현재에 복사한다는 개념으로 협공한다면 어떨까?
크로노 셉터는 그것이 가능한 액세서리다.
공격을 할때마다 해당하는 모션의 분신이 몇초간 남고 조준강이나 앞뒤앞XC를 입력하면 남아있는 분신 한해서 시간 순으로 재현되어 공격한다.
짤은 조준강이고, 앞뒤앞XC은 가장 오래된 분신으로 순간이동한다.
그 외에도 조준약이나 점필은 상대를 잠깐 제자리에 정지시키고 대시필은 몇초 후 공격을 당한 자리로 상대를 소환한다.
설명만 보면 난해해보이지만 분신 많이 남겨놓고 대충 때려박으면 그럴듯한 나홀로 협공이 가능하다.
고인물들은 이걸로 별의별 콤보를 다 하더라...
혼자서 둘을 조작한다는건 어렵고 대단한 실력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이런 실력 속엔 아까 당하는 입장보다 더한 외로움이 깔려있는 것이 아닐까
다굴이든 2인용 게임이든 친구와 함께해야 즐거운 것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