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마이 게임픽

루프 히어로(Loop Hero) 리뷰

by 털케이크 2021. 7. 6.

맵에 장애물을 설치하여 쳐들어오는 적들을 막는 장르, 던전 디펜스
직접 건물을 짓고 유닛을 생산, 컨트롤해서 싸우는 RTS게임과 달리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건 오직 배치 뿐이다.
전투는 실시간이지만 플레이어는 건물 준비만 할 수 있는 탓에 근본은 턴제게임이라 볼 수 있달까
고민할 시간이 많은 만큼 난이도가 올라갈 수록 기믹의 시너지를 고려한 전략을 짤 필요가 있고
그렇게 직접 만든 방어책이 밀릴듯 말듯 치열하게 이루어지는 전투는 보기만 하는데도 손에 땀을쥐게 한다.
이런게 아마 스포츠 감독이나 전쟁 지휘관들의 기분인가 싶다.






위의 던전 디펜스와 비슷한 것이 타워 디펜스
전투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다를 바 없으나 미리 짜놓는게 아닌 전투 중에 실시간으로 라인을 구축해나가는 게 특징이다.
미리 생각해둔 빌드가 있어도 예상치못한 상황이 터지고 그 때마다 설치 기물의 적절한 위치를 순간마다 판단해야한다.
정교한 컨트롤이 필요한 것은 아니나 집중력을 계속 유지해야함은 RTS와 비슷하달까. 







디펜스 게임의 가장 큰 틀은 적들이 목표지점에 도달하지 못하게 얼마나 벽을 잘 치느냐,
항상 방어하는 입장에서 고민하는 공성전인 셈이다.
하지만 그런 설계의 재미를 유지하면서 반대로 공격하는 입장이 될 수 있다면?







그렇게 기존 타워 디펜스를 비틀은 게임이 바로 인디게임 루프 히어로






주인공은 경로를 따라 자동으로 걷고 전투 역시 자동, 그 전투를 통해서 획득한 장비나 타일카드를 배치하는 것이 플레이어가 손댈 수 있는 부분이다.
동시에 주인공이 죽거나 야영지로 귀환하면 맵과 장비는 초기화되는 로그라이트
고품질 장비나 카드를 얻을 수 있는 험난한 길로 만들되 주인공이 죽지 않게끔 완급조절이 필요하다.



챕터 보스의 등장조건은 맵에 일정 갯수 이상의 타일을 배치하는 것
루프횟수만큼 적들의 레벨이 올라가고 보스는 특히 강해지는 탓에 효율좋은 카드만 골라가며 천천히 맵을 만들어나가면 보스전이 힘겨워진다.
즉, 얼마나 빠르게 맵을 완성하면서 알맞게 성장시킬지가 게임 클리어의 관건






플레이어가 시작 전 선택할 수 있는 직업과 덱빌딩 메뉴
각 직업마다 전투, 파밍 방식이 판이하게 달라 타일에 따른 효율 역시 달라진다.
직업과 타일간 효율 뿐만아니라 타일과 타일간 관계도 세심히 살펴야하는데 단순히 효과의 중첩 뿐만 아니라 조합을 통해 나타나는 특수타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산이나 바위를 9칸 정사각형으로 배치하면 산봉우리가 되고






마을 타일은 두개째 설치할 때마다 도적 야영지가 나타나거나
도로변으로 흡혈귀 저택을 설치하면 구울이 대량으로 스폰되는 타일로 변화한다.
덱 빌딩에서 선택 가능한 타일 이외에 조건부로 등장하는 수많은 특수 타일이 마련되어 있다.




또 주인공이 레벨업을 통해 퍽을 하나씩 고를 수 있듯 적들도 각자 전용 특성을 가지고 있다.
특히 보스들의 특성은 미리 알아두고 대비를 철저히 해야할 정도로 강력한데 반해





몇몇 몬스터들의 특성은 약점으로서 작용하기도 한다.
구울은 항상 떼지어서 나타나고 시체를 먹고 회복하거나 부활하는 등 만만치 않은 적이지만
선빵을 맞으면 공격을 못하는 "느림"특성 탓에 광역피해치가 있거나 아군 머릿수가 확보되면 상대가 수월해진다.

















스토리는 게임성에 알맞게 구색만 갖춘 수준, 거슬리거나 불편한 내용은 없으나 딱히 흥미롭지도 않다.
그래도 엔딩까지 긴 플레이 타임과 의외로 깊은 세계관 설정에 비해 서사적인 매력이 부족한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현지화 퀄리티가 영 좋지 못해 진행에 영향이 가는 효과의 표기까지 들쭉날쭉이다.
특히 hp에 관해선 회복하는건지, 최대hp가 늘어나는건지 처음보고선 잘못 이해한 적이 많다.




로그라이트답게 야영지 운영을 통해 타일을 해금하거나 기초 스탯을 높이는 등 난이도를 낮출 수 있다.
다만 재료수급과 타일배치의 효율적인 수행법이 직관적으로 알기 어렵고 반대로 알고있으면 게임이 물렁해질 정도로 스노우볼이 굴러간다.
또한 직업과 타일, 그리고 몬스터의 바리에이션같은 볼륨적인 면까지 보면 아직 게임이 덜다듬어진 느낌이다.






한 공간에서 벌어지는 전투에 기물 배치를 통해 간접적으로 관여하는 타워 디펜스
그리고 매번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각기 다른 모험을 경험하는 로그라이트
루프히어로는 그 둘의 매력을 조합해 독창적인 구조의 게임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적은 볼륨과 파밍 노가다나 공략을 보면 너무 쉬워지는게 아쉽지만
예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어뵈는 게임들 속에서 새로우면서도 잘 짜여진 플레이 경험을 원한다면 루프히어로를 꼭 해보길

'마이 게임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엔더 릴리즈(Ender Lilies) 리뷰  (0) 2021.07.06
컨트롤(Control) 리뷰  (0) 2021.07.06
다잉 라이트(Dying Light) 리뷰  (0) 2021.07.06
브레이드(Braid) 리뷰  (0) 2021.07.06
동굴이야기(Cave Story) 리뷰  (2) 2021.07.06

댓글